오르헤이울 베키(Orheiul Vechi)

수많은 언덕과 자연림, 프루트강 및 드네스트르강과 이들의 지류, 우리나라의 1970~80년대 같은 시골마을의 모습, 칼라풀한 교회들이 어우러져 도시를 벗어난 몰도바는 아름답고 정겨운 자태를 보여 준다. 아직 산업화가 많이 되지 않아서 어디를 가나 공기가 맑다. 요새(Fortress)와 수도원(Monastery)이 몰도바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소개된다. 소로카(Soroca)와 티기나(Tighina) 요새가 유명하며, 티포바(Tipova), 카프리아나(Capriana), 사하르나(Saharna), 흔쿠(Hancu), 쿠르키(Curchi), 노울 네암트(Noul Neamt) 수도원이 관광명소로 추천된다.

‌그러나 자타가 공인하는 몰도바 최고의 관광지는 키시너우에서 북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있는 오르헤이울 베키다. ‘오래된 오르헤이(Old Orhei)’라는 뜻을 가졌는데 루마니아어로 오르헤이는 요새를 의미한다. 14세기 초 몽고 타타르(Tatar)족이 이곳을 점령하고 중세 도시를 건설했는데 그 도시의 이름이 오르헤이였다. 오르헤이울 베키는 트레부젠(Trebujeni)과 부투첸(Butuceni) 마을에 걸쳐 있고, 2007년부터 유네스코 문화유산 후보 리스트에 올라 있다. 몰도바 정부는 2009년에 이곳을 문화자연 보호구역으로 설정했다.

오르헤이울 베키 지역에는 구석기 시대부터 인간이 거주했고, 기원전 6~2세기 게토-다키아인이 거주했던 유적 등이 발견되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으로 가장 인상적인 것은 16세기부터 만들어진 수백 개의 동굴인데 이것들은 방어와 수도승들의 교회로 사용되었다. 지금은 비어 있는 이 동굴들과 16세기에 만들어진, 아직 전기도 없는 암반 속에서 촛불을 켜고 기도하는 수도사를 만날 수 있는 마리아 암반 교회(The Pestera Monastery), 세 바퀴를 돌면 소원이 성취된다는 마리아 암반 교회 십자가, 언덕 높은 곳에 100여 년 전에 세워진 성모마리아 승천 교회(St Maria Church), 해발 170~180미터까지 치솟는 경사진 석회석 절벽, 그 아래에 굽이굽이 흐르는 라우트(Raut)강, 그리고 저 멀리 트레부젠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부투첸의 언덕은 몰도바 최고의 역사적, 문화적, 자연적 체험을 제공한다. 마치 시간이 멈춘 곳 같다.

오르헤이울 베키의 모습. 첫 번째 사진은 부투첸 언덕에서 왼쪽 방향으로 라우트 강을 내려다보는 모습. 두 번째 사진은 마리아 암반 교회 십자가. 세 번째 사진은 부투첸 언덕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라우트 강을 내려다보는 모습인데 역광 때문에 어둡게 보인다. 언덕 위에 성모마리아 승천 교회의 모습이 작게 보인다.

마리아 암반 교회 내부의 모습

오르헤이울 베키를 관광하기 전이나 후에 작은 부투첸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볼 필요가 있다. 몰도바 전통 시골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이곳에 에코 리조트 부투첸(Eco-Resort Butuceni)이 있는데 전통 가옥에서의 숙박, 몰도바 전통 음식을 제공한다. 오르헤이울 베키를 구경하고 에코 리조트에서 와인 한 잔을 곁들여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좋지만, 숙박 시설 내부를 보고나면 반드시 하룻밤 묵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투첸 마을의 모습

에코 리조트 내 레스토랑에서 전통음식으로 점심 식사. 전통식 수프인 자마(Zeama)와 빵 플라친타(Placin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