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키시너우(Chisinau)

키시너우 국제공항에서 승용차를 타고 약 20분 정도 달리면 도로 좌우에 소련 시절인 1986년에 세운 쌍둥이 형태의 조립식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부터 수도 키시너우의 시내가 시작된다. 몰도바의 수도인 키시너우는 인구 70만 명으로 크지 않은 도시이며 공원 등의 녹지대가 많다. 시내를 지나면서 보는 건축물에서 소련 시절의 잔재를 자주 확인할 수 있다. 대중교통 수단인 전차와 버스가 낡았지만 낯선 방문객인 내 눈에는 과거로 회귀한 듯한 낭만으로 보인다.

쌍둥이 형태의 조립식 아파트 모습(사진 제공: Calin Stan) 

키시너우에는 볼거리가 많지 않고 그나마 시내 중심에 몰려 있어서 반나절이면 모두 볼 수 있다. 카스텔 미미 와이너리가 소유하고 있는 Jolly Alon 호텔의 바로 앞에는 몰다비아 공국 시절에 와인 문화의 전성기를 이룬 스테판 대왕의 이름을 딴 중앙 공원(Stefan the Great Central Park)이 있다. 이 공원의 중심에 있는 러시아 문학가 푸시킨(Pushkin)의 동상을 지나 반대쪽 대로변으로 향하면 그 끝에 스테판 대왕의 동상이 있다. 그는 몰도바 사람들의 존경을 가장 많이 받는 역사적 인물이다. 그래서 몰도바 지폐는 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동상을 지나면 정부청사 앞의 국회광장(Great National Assembly Square)이 나온다. 여기가 키시너우의 가장 중심이다. 대로를 건너면 베사라비아 시절인 1841년 제정 러시아가 터키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세운 개선문(Triumphal Arch)이 있다. 그 뒤로 종탑(Bell Tower)과 개선문보다 5년 전에 세워진, 너무나 아름다운 동방정교 성당인 키시너우 대성당(Nativity of Christ Cathedral)이 보인다. 그 뒤로 가면 에우젠 도가 거리(Strada Eugen Doga)가 나오는데 이 거리에는 Sculpture of Lovers, 여러 개의 음식점과 카페가 있고, 입지 조건이 좋고 쾌적한 City Park 호텔이 있다. Jolly Alon 호텔과 City Park 호텔 사이를 이렇게 걸으면 방향을 잃지 않고 키시너우의 중요한 것들을 대부분 볼 수 있다.

위의 첫 번째 사진이 중앙 공원에 있는 푸시킨 동상, 두 번째 사진이 스테판 대왕의 동상. 

위의 첫 번째 사진은 밤에 본 개선문의 모습, 두 번째 사진(제공: Calin Stan)은 키시너우 대성당과 종탑을 보여주고 있다. 

시내 중심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호수 발레아 모릴로(Valea Morilor)와 이 호수를 끼고 있는 공원이 산책하기에도 좋고 아름답다고 들었는데 아쉽게도 가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다. 러시아 문학가 푸시킨의 팬이라면 1820년부터 3년간 키시너우에 살았던 푸시킨을 기리는 뮤지엄에 가면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몰도바의 유명한 음악가 에우젠 도가의 이름을 딴 살롱식 레스토랑 Eugen Dogo Music Café는 같은 건물에 있는 레스토랑 Vatra Neamului에서 식사할 때 잠시 들여다 볼 수도 있다. 예술작품이 가득하고, 우아하고, 고급스럽고, 아름답다. 키시너우에 가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와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키시너우에서 빠뜨리지 않아야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이온 루카가 운영하는 와인샵을 겸한 와인바 카르페 디엠이다. 본인이 생산하는 와인뿐만 아니라 몰도바의 다른 좋은 와인들을 많이 갖추고 있다.

에우젠 도가 음악 카페의 모습.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차와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와인 샵을 겸한 와인 바 카르페 디엠. 간단한 음식을 곁들여 와인을 마실 수 있고, 몰도바의 대표적인 와인들을 구입할 수 있다. 카르페 디엠 와인 샵을 운영하는 이온 루카(Ion Luca)는 리델 와인 잔의 몰도바 총판을 맡고 있다. 이곳에서 리델 와인 잔 구입도 가능하다.